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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순천부사 이정 선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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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부사 이정 선정비

순천부사(順天府使) 이정(李楨)의 덕(德)을 오래 전하기 위하여 세운 비(碑)다. 구암선생이 임기를 마치고 돌아온 후 순천 땅 사민(士民)들이 1567년 4월에 세웠다. 구암선생이 돌아가신 후 선조(宣祖)임금이 내린 사제문(賜祭文)에는 “호계(湖界)에 있는 고을이라 세인이 이르기를 다스리기 어렵다 하였으나 교활한 것은 물리치고 곤궁한 것은 구제하였으니 사랑과 위업을 베풀었도다” 하였다.

선정비는 본래 환선정(喚仙亭) 연못가에 세웠는데 어느 때인가 전란으로 훼손되었던 것을 인근에 사는 문중이 앞장서고 유생들이 서둘러 찾아 복원하였으나 연화(蓮花)로 된 비 머리는 없어지고 거대한 귀부(龜趺)에다 비신(碑身)이 매우 크다. 부사 이정 선정비(府使 李楨 善政碑)라 양각(陽刻)으로 새겨 쓴 점이 특이하고, (구)승주군청(현 제일대학 승주캠퍼스) 정문 왼편 대로가에 서 있다.

 

1984년 순천시 영동 1번지에 있던 승주군청이 승주군 평중리 55번지로 이전하면서 부사 이정의 선정을 기리는 비 등 7기의 공적비도 함께 옮겨 왔으나, 그동안 승주군청 청사가 순천시 제2청사로 그 이름이 바뀌고, 1998년에는 제일대학으로 매각되는 등 급격한 시대변화 속에서 수백년 된 비문은 무관심과 관리 소홀로 보도위에 무성한 잡초와 함께 방치되어 왔었다.


그러다가 2012년 9월 7일 순천시의회 최종연 의원이 발의한「구, 승주군청앞 공적비 이전 및 향토유적 보호 건의안」이 제168회 순천시의회 제1차 본회의에서 가결된 사실이 있음이 확인됐다. 순천시의회는 이 결의문에서 “비록 공적비가 지정문화재는 아니지만, 지역의 문화와 풍속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학술적, 역사적 가치가 있는 향토유적으로서 마땅히 시조례(市條例)에 의해 보호·관리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순천시청은 이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음이 안타까워 대종회는 2018년 9월 12일 문서로 구암선생의 사적이 있는 옥천서원과 임청대비 옆으로 옮겨 주도록 하는 문중의견을 제시했다.

 

또 「승평지」에는 「강남악부」(江南樂府)에 부사 이정의 선정비를 칭송하는 시가(詩歌)가 있다 하므로 유형문화재 지정대상 여부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순천시청으로부터 “이정 선정비 외에도 많은 비석들이 산재하고 있어 전체적인 보존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여 장기적으로 비석군 건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과 “순천부사 이정은 김굉필 등의 학덕을 기려 임청대를 세우고 옥천서원을 창건한 인물로 인지하고 있는 바, 향후 문화재 지정 가치에 대한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다.”라는 회신을 받았다. 그러나, 2019년 10월 29일 순천시청에 이에 대한 추진 계획을 조회한 바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 시기가 불명한 상태이다. 문중과 후손은 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강남악부]에 실린 선정비의 시가(詩歌)는 아래와 같다.

 

바위 바위 거북바위 선생이여

가정(嘉靖)시대에 우리 승평을 잘 다스렸네

임청대 밑 높은 곳을 방문하러 옥천가에 이르렀네

노래하며 갓끈 씻는데 도화 황엽(篁葉)이 성에 가득해

봄 백리길에 바람따라 탄금소리

매헌은 쉬는 날에 무슨 책을 외우시나?

경재가 남긴 격언은 가르침을 준다네벽은 천길 낭떨어지인데 좋은 사람이 있으니

백년 뒤의 사람도 공의 이름을 앙모하리

그대는 보지 못하였나

선정비가 성 동쪽에 우뚝 솟아 있는 것을

지금에도 밝은 교화를 추억하게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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